인사동과 돌실나이 Insadong and Dolsilnai
체화(體化)의 풍경(Poroscape)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만나는 길, 이 길의 시작과 끝이 동시에 교차되는 곳, 이곳이 바로 인사동이 아닐까 싶다. 이 길 위에서 다양한 문화적 행위가 이루어지고 또 다른 장소로 흩어지고 모여들며 새로운 문화를 유발한다. 마치 잔가지와 같은 길의 얼개위에 놓인 전통과 이국적 표정들로 혼재된 인사동에서 또 다른 표정을 만드는 작업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아마도 인사동 전체가 가지는 두터운 과거의 기억, 흔적과 같은 내밀함의 가치에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것인데 오히려 그 일부의 표정이 전체가 가지는 혼성적 이미지로 부터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시도하는 통로로 읽힐 가능성에 대한 도전이었다.
돌실나이는 우리 고유의 전통을 바탕으로 재해석된 일상복을 디자인하는 곳이다. 전통의 본질 위에 현대의 일상성을 새롭게 시도하는 문화적 기업이다. 돌실나이의 어원은 전라도 곡성의 석곡마을에서 나는 최상의 특산품인 삼베의 이름 또는 그 삼배를 짜는 기술을 뜻한다. 이로써 주어진 장소성과 브랜드의 어원은 이 프로젝트의 새로운 표정 만들기의 단서가 되었으며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초기방향의 가능성을 설정하였다. 첫 번째, 기존 구조와 건축물의 연혁을 이해하는 것인데 1968년 준공으로 남은 자료 모두가미비하여 건물 전체를 재실측하여 도면화하는 작업과 구조 시뮬레이션 작업이 필수적이었다. 두 번째는 제안할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가변성에 비해 각 층 바닥 면적이 53㎡(약 16평, 전체 연면적 약 64평)로 작은 규모로 인해 프로그램 재조정이 필요하였고 세 번째는 건물 전체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설정 시 그 프로그램의 브랜드이미지를 반영하는 동시에 브랜드 고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내러티브(Narrative)가 요구되었다. 마지막은 건물 입면에 적용될 재구성(Re-composition) 수법과 재료선정에 따른 물성 적용시 시간에 의한 다양한 표정 변화의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인데 이 부분이 본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