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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의집]다섯번째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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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글

최소의 집. 다섯 번째 전시

지난 2013년 10월 첫 번째 전시 이후 많은 분들과 참여 건축가들의 도움으로 지속적인 전시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매 회 마다 3인의 건축가들이 참여 하여 주택 완공작또는 완공 예정작 1점과 ‘최소’라는 주제에 대한 건축가 각자의 생각과 다양한 정의를 통해 새로운 주거모델, 단, 현실적으로 구축 가능한 내용으로 전시하고 대중과의 폭 넓은 만남의 기회를 모색하여 최소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전시의 목표입니다. 세번째 전시부터는 ‘부제’를 선정하여 (세번째 전시부제. 유휴영역을 찾아서, 네번째 부제. 외딴방) ‘최소’의 또 다른 가치를 엿보며 동시에 본 주제의 의미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다섯번째 전시 기간 중에는 그동안 참여했던 모든 건축가들의 특별 강연과 공개 포럼을 가질 예정입니다.

전시 부제 [subtitile] 타인의 시선. 하나-삶의 최소주의

세 번째 전시부터 주제의 의미를 확장하는 동시에 ‘최소’의 또 다른 가치를 엿 볼 수 있는 부제를 선정해 왔습니다. 세번째는 ‘유휴영역을 찾아서’ , 네 번째 전시 부제는 ‘외딴방’ 이었습니다.

이번 다섯 번째 전시에서는 최소의 집 전시와 관련된 기확자, 기록자, 참여 건축가 분들을 제외한 사회, 문화의 다양한 층위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본 ‘최소’의 가치에 대한 시선들을 모아 ‘타인의 시선’ 이란 타이틀로 진행해 보려 합니다. 이번 다섯번째 전시에는 건축가 이자 시인이신 함성호의 시선으로 ‘삶의 최소주의’를 ‘타인의 시선. 하나’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총괄 기획자. 정영한

부제

삶의 최소주의, 타인의 시선 하나

사람들은 평생 한 번 집을 지을까 말까 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평생 집에 대해서 이런 저런 꿈을 꾼다. 그러다 자기 집을 지을 기회가 오면 사람들은 너무 많은 대비를 하다가 짐에 치이는 초보 탐험가의 심정이 된다. 처음 건축주들을 만나 어떤 내용의 집을 원하는지 물어보면 대개는 그냥 식구들이 각자 쓸 수 있는 방 하나씩이면 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원하는 내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부모님이 오셨을 때 묵을 방도 있으면 좋겠고, 생각해보니 친구들이 놀러 오면 잠잘 수 있는 방도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홈시어터도 있으면 좋겠고, 오디오도 따로 들을 수 있는 방도 있으면 좋겠고, 책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서재도 더 넓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평생 한 번 짓는 집이니 뭔가 빠뜨리는 내용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그러나 이쯤 되면 정작 필요한 것들은 ‘있으면 좋은 것들’ 때문에 이리저리 치이고 밟혀서 제 기능을 상실하고 만다. 거기다 화려한 자재로 집을 치장하기까지 한다. 타일 하나에 몇 천원 만 더 들이면, 얼마의 돈 만 들이면 더 좋은 목재를, 조금 더 쓰면 더 좋은 씽크대를, 하는 생각들이 모여 나중에는 엄청난 금액이 된다. 돈만 들인다고 좋은 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집이 계층적 구분을 상징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세태도 문제다. 조선시대에는 사대부들이 집을 지을 때 지켜야 하는 삼칸지제(三間之制)라는 덕목이 있었다. 쉽게 말하면 집은 세 칸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 칸이면 아홉 평 정도다.

옛사람들은 이 세칸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생활을 줄여나갔다. 책을 펴면 다 덮이는 작은 책상 하나, 구석에 놓을 수 있는 책꽂이, 책꽂이에도 책을 너무 많이 꽂는 것을 꺼려했다. 이불이나 머리에 쓰는 갓 같은 것은 작은 벽장에 놓고 눈에 띠지 않게 했고, 벽에 그림 같은 것들도 잘 걸지 않았다. 오직 창을 통해 바깥의 풍경을 방으로 끌어 들이는 것에는 인색하지 않았다. 침대도 있어야 하고 책상도 있어야 하고, 컴퓨터도 있어야 하고, 옷장도 있어야 하는, 지금의 우리가 이 덕목을 곧이곧대로 실천하기는 힘들지만 그럴수록 삼칸지제가 함의하고 있는 삶의 최소주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는 없어서가 아니라 남아서 모든 게 문제인 세상이고, 남아서 서로 나누는 세상이 아니라 남는 사람은 남는대로 버리기 바쁘고, 없는 사람은 더 없어서 문제인 세상이 아닌가? 옛사람들은 삼칸지제를 고집스럽게 지켰다. 그것은 법 이전에 마땅히 행해야 할 선비의 도리였다. 가난해서가 아니라 있을수록 남의 눈을 의식하고, 이 부(富)가 어디서 왔는지 생각하는 자세를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것이 당대의 사회적 가치로 자리 잡으면서 규범화 되어갔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욕망의 문제를 그렇게 규범으로 억제할 수 있을까? 욕망을 억제하지 않으며 어떻게 삶의 최소주의에 다가갈 수 있을까? 우리는 이번 전시에서 건축의 최소주의를 통해 그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함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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