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사이트 갤러리의 출발은 의외성을 띠고 있다. 현재 모기업의 주상 복합 건물이 건립되어질 현장 일부가 주어진 장소이며 현장 가설 벽체의 물리적 경계 일부를 대체하여 내, 외부의 현상을 관찰로 통해 새로운 경험으로 다다르게 할 경계로의 출발이다. 현장이란 특수한 장소 성이 가질 수 있는 제한 조건들, 터 파기의 범위, 추후 설치될 타워크레인의 위치, 가설사무실의 위치, 자재의 적재장소 등으로 인해 흙막이와 불과 1.5m에 떨어진 위치가 제공되었으며 기존 흙막이 시설물의 안전을 고려한 구조 설계가 수반되어야 할 필연성을 가지게 되었다. 외부는 대지 경계선과 밀착되어 협소한 장소로 구축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으며 법적 용도가 주어진 3층 미만의 높이 제한 역시 또 다른 제한 조건이었다. 도심의 나대지에서 비롯되는 조건들과는 출발이 다른 이러한 현실적 상황 위에 우리는 새로운 구조해석과 현장 내․외부를 엮어 줄 수 있는 나름의 대안 공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에 우리는 본 대안 공간을 기존 시설물과는 달리 3년이란 한시성, 즉 본 건물의 완성될 시간 위에 생성과 소멸이 동시에 발생될 하나의 공시적 사건으로 예의주시하며 바라보기로 하였다. 결국, 발생 초기부터 그 후에 예측된 상황들까지 모의할 수 있게 만든 건 건축주의 의지로 부터 출발하여 건축가와 소통으로 빚어낸 보기 드문 하나의 공모적 프로세스일 것이다.
타 모델하우스 혹은 주택 전시관에서 전시하려는 목적과 의도는 기업 홍보와 구축될 주거 공간의 유닛만을 경험하는데 있다. 다분히 제한된 용도로만 운영될 건물로서의 가치 일뿐, 의외성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본다. 우리는 본 주상복합 건물과 관계 할 몇 가지의 건축적 장치를 제안 한다. 구축되는 전 과정의 프로세스와 시각적 체험을 위한 시퀀스가 중심이 되어야 했으며 그것은 계단, 조망데크, 내부 램프, 조망데크, 계단과 같은 반복적 패턴으로 구성된다. 그 패턴은 물리적 경계를 허물어 내야 할 내, 외부의 소통을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시퀀스의 구성으로 결정 된 구조는 과도한 철골 기둥을 전면 소거하는 동시에 부유하듯 모든 슬래브를 1개의 벽체로 지지하고 있으며 현장조망을 위한 2개의 크기가 다른 메스는 외벽에 달려있다. 이러한 탈구조 개념을 확장하려는 것은 반 중력에 대한 태도이며 보다 극적인 공간을 체험하기 위함이다. 모든 전시물의 설치 방식과 가변적 공간 개념은 특정 용도를 초기부터 규정하지 않으려는 의도로서 각층의 구성은 마치 갤러리와 흡사한 성격을 띠게 되었다. 구조의 자유로움을 위해 유리 벽체의 투명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디테일이 요구되었고 외피를 규정한 사선들은 가구의 형태를 결정하거나 기울어진 벽체, 천정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외피는 스킨으로만 존재될 가벽으로서, 사용된 재료는 순수 철판으로 별도의 가공을 통하지 않고 자체의 물성을 간직한 채로 시간의 변이를 담아주길 바랬다. 3년 뒤, 본 건물의 기능과 목적성을 달성한 후 소멸 될 것이 자명한 사실이나 또 다른 전이를 통한 새로운 대안장치로 남기를 예측한다. 마치 오래 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